2022년부터 2024년 10.18일 현재 약 2년 10개월간 독서기록이다. 총 300권을 읽고 그중 절반 이상의 독후감을 작성(블로그) 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책의 총량이다.
다독가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책을 작가만의 세계로 비유한 바 있다. 나 역시 그 의견에 동의하며 독자의 측면에서 볼 때 독서를 등산에 비유하고 싶다. 때로는 작은 뒷산 같은 책도 있고 에베레스트산 같은 책도 있다. 책의 난도가 높을수록 그토록 오랫동안 헌신한 작가들의 피, 땀, 눈물이 느껴진다.
K2 북벽 같은 난이도 있는 책(e.g. 철학 혹은 신경과학)을 읽을 때 40%가 되면 절반이 다가와서 기쁘고 80%가 되면 하산하는 기분이라 즐겁다. 그러고 나서 책 내용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하면 잘 할 자신이 없다. 그래도 뿌듯하다.
소설 장르, 특히 국내 작가가 쓴 소설은 문장력이 탄탄하여 읽기 좋다. 번역서는 해석의 문제가 있다. 안타깝게도 해외 저자의 책 중 오래전 죽은 자들의 책, 흔히 말하는 고전(古典)이 더 끌린다. 이는 내가 라틴어나 희랍어 같은 죽은 자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는 문제이므로 불평하지 않는다. 오역이 있더라도 하더라도 번역자의 노고를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악명 높은 프랑스 철학 번역서는 제외이다.
300권의 책을 읽기 전 기대했던 삶과 실제의 삶에 대해 적어본다. 확실한 건 책이 사람을 만드는 것은 맞다. 아쉽다면 너무 다양하게 읽다 보니 전문가는 못되고 그저 딜레탕트(학문을 취미 삼아 즐기는 사람) 일뿐이라는 점이다. 일찍이 이소룡은 말했다. "만 가지 킥을 연습하는 사람보다 한 가지 킥을 만 번 연습하는 사람이 무섭다."라고. 따라서 나는 무해한 사람이다.
1. 책 읽는 속도 : 빨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꾸준히 시간 날 때마다 읽었다.
2. 글쓰기 실력 :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재능의 영역이 크다. 글쓰기에 작가들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
3. 미래에 대해 : 더 이상 근거 없이 기대하지 않는다. 사주, 종교나 관상을 믿지 않게 된다. 행운은 확률(통계)과 인지적 오류, 신경(뇌) 과학으로 대체된다.
그간 읽은 책 중 인상 깊은 책을 나열해 본다.
읽기 어려운 책 TOP5
1. 율리시스, 제임스 조이스 : 의식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충격과 공포
2. 정신현상학, 헤겔 : 당대 독일 지식인도 비판한 미친 화법
3. 인간이란 무엇인가, 데이비드 흄 : 임마누엘 칸트가 재미있게 읽은 책
4. 느낌의 발견, 안토니오 다마지오 : 해부학적 뇌구조에 임상결과, 철학을 입혔음
5. 마의 산, 토마스 만 : 벨 에포크 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끔찍한 독일 만연체
감명 깊은 픽션 TOP5
1.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머리맡에 두고 읽어야 할 책
2. 일리아스, 호메로스 : 고전 중의 고전
3.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 숨겨두고 읽어야 할 비극
4. 스토너, 존 윌리엄스 : 가부장제의 피해자는 사실 '가부장'
5. 숨, 테드 창 : 미친 필력과 상상력의 결합
감명 깊은 논픽션 TOP5
1. 행운에 속지 마라,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 행운은 확률의 화려한 이름
2. 21세기 자본, 토마 피케티 : 자본주의 상위 10%에 대한 폭로
3.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그리스 vs 로마 영웅 밸런스 게임의 진수
4. 완벽에 관하여, 마크 앨리슨 : 에픽테토스가 21세기 뉴욕 목수가 된다면
5. 빅터 니더호퍼의 투기교실 : 투기 교실이 아니라 진지한 인생 교실
향후 독서계획
2024년이 머지않았다. 책을 읽다 보니 시간의 소중함을 알았다. 금년 100권을 채우면(작성일 현재 95권) 인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종교 경전들을 읽을 생각이다. 기독교 <성경>, 이슬람교 <꾸란>, 불교 <법화경>, 도교 <도덕경>, 유교 <논어>. 12.31일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파이팅. 73일 남았다.
▶ 독서기록 : 북적북적 APP
▶ 독서 상세 목록
▶ 2022년 44권
▶ 2023년 161권
▶ 2024년 95권
'일상 하이라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레트 퓨전5 면도기 프로글라이드 vs 프로쉴드 비교 사용 후기 (0) | 2024.10.14 |
---|---|
삼성 스마트싱스(SmartThings Find) 앱(app)으로 무선이어폰(이어버드) 찾기 (3) | 2024.10.12 |
2024 경포마라톤대회 하프/10km 참가 후기 (1) | 2024.10.12 |
에드워드 호퍼, 푸른 저녁(Soir Bleu) (0) | 2023.08.15 |